[편집자 주] 채식을 둘러싼 편견은 대부분 경험해 보기 전의 상상에서 비롯된다. 맛이 없을 것 같거나 배가 부르지 않을 것 같은 선입견이 먼저 앞서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 선입견은 실제 맛을 경험하는 순간 금세 무너져 내린다. 제철 식재료의 다양성을 다시 발견하게 해주고, 일상의 식탁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게 만들어 준다. 스틸,그린은 그 경험을 열어주는 출발점이었다.
스틸,그린은 생태적 농업과 계절의 흐름을 바탕으로 일상의 음식을 만드는 요리 공간이다. 몸과 지구에 이로운 먹거리를 사용하여 지속 가능한 식문화를 지향한다. 처음의 스틸,그린은 그가 농사짓고 수확한 작물로 요리하는 공방 개념으로 시작했다. 홀 없이 자신이 수확해 온 작물을 정리하고 만들어 판매하는 교육 공간에 더 가까웠다. 교육 공간을 지향했던 배경에는 그의 식생활 강사 활동 경험이 있었다. 지금의 식당 형태로 운영한 지는 1년 남짓. 여전히 채식 식당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여전히 가변적인 공간이다. 언젠가 다시 교육 공간으로 다시 돌아갈 수도 있고, 식문화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공간, 혹은 델리샵(간편식 매장) 형태로 운영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스틸,그린의 이름에는 임주현이 지향하는 식문화와 지키고 싶은 것들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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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그린 공간에서 임주현 대표를 만났다. 책 『문화가 된 직업, 강릉에서 나다운 길을 걷는 사람들』 인터뷰로 기록한 스틸,그린이 지키고 싶은 가치, 임주현이 요리를 바라보는 시선을 나눈다.

"저는 원래 표현하는 작업에 대해 흥미가 많아요. 사진도 그렇고요.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이나 남들이 발견하지 못한 부분을 표현하는 활동을 좋아했었어요. 예술 분야가 다 그렇잖아요. 그런데 삶의 전환점을 계기로 먹거리를 바라보는 방식과 태도가 바뀌니까, 그 변화가 요리로 표현될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요리로 표현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스틸,그린에서 요리하는 기준
임주현 대표에게 중요한 요리 기준은 몸에 불필요한 화학적 요소는 가능한 한 배제하는 것이다. 특히, 경계하는 것은 식품첨가물과 유전자 조작 식품이다. 생협에서 식생활 교육 강사를 오래 하며 인공 감미료, 착색제, 화학조미료 같은 식품첨가물을 이해하고 배웠다. 그리고 제철에 나오는 식재료를 가지고 요리한다. 요리 레시피는 즉흥적이고 창의적이다.
스틸,그린에서 주로 어떤 식재료 사용하는지요?
제가 고르는 것들은 되도록 유기적인 방법을 따르는 거예요. 비료를 쓰기보다 유기질의 퇴비를 충분히 후숙해 사용하고, 같은 작물을 같은 땅에 계속 심지 않고 돌아가면서 연작해서 키운 작물을 사용해요. 씨앗도 일반적으로 플라스틱 팩에 담긴 모종을 심는데, 제가 직접 기른 작물에서 씨앗을 받아 이어가는 방식으로 지속 가능한 농사에 더 다가가려 노력하고 있어요.
강릉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농사 짓는 농부님을 세 분 알고 있는데, 그중 한 분께는 직접 농사를 배우고 있어요. 강릉에 온 지 3년 되었는데, 그 선생님을 만난 지는 2년 정도 됐거든요. 서로 바빠 자주 보진 못하지만, 지금도 많이 배우고 있어요. 또 다른 농부님도 친환경 농사에 관심이 많아서, 그분 밭의 작물이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직접 보고 확인할 수 있는 작물을 1순위로 하고 있어요.
스틸,그린이 지키고자 하는 것들을 요리라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거잖아요. 스틸그린 공간을 통해 보여주고 싶거나, 지향하는 식문화가 있을까요?
스틸,그린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어떻게 자랐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작물로 저만의 방식으로 요리한 식사와 식료품을 만드는 거예요. 여기에 제가 조금 더 지향하는 건, 이런 경험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나는 거예요.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 있게 하는 활동을 해보고 싶어요. 예를 들면, 지역의 아이들과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농장에 가서 작물이 자라는 모습을 직접 보거나, 수확한 작물을 가지고 와서 이 공간에서 상토흙을 활용하여 놀이처럼 체험을 해보는 것도 좋겠죠. 혹은 그 작물이 어떻게 길러졌고, 어떻게 요리되었는지 사진과 이야기로 담은 감성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게 하고 싶어요. 다만, 이런 내용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조금 벽을 느끼고 있어요.
어떤 부분에서요?
이 공간 자체도 더 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열린 공간으로 만들고 싶지만, 초기 모습 그대로 공방이나 제 개인 작업실처럼 사용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한계를 느끼고 있어요. 조금 더 사람들이랑 다양한 접점을 많이 만들고, 제가 가진 대안적인 부분에 대해 많이 나눌 수 있는 것들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인식이 있어요. 이걸 어떻게 풀면 좋을지 항상 그 고민이 있지만요. 그래서 혼자 하기 어렵다면, 비슷한 가치들을 지향하고 있는 다른 단체나 대표님들과 함께 협업해서 얘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죠. 사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과 소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지향점도 있어요. 어떻게 풀 수 있는지에 대한 숙제가 저한테 있는 거죠.
일상에서 음식을 먹는 경험이 획일적일 때도 있잖아요. 스틸,그린 공간이 낯설지만 새로운 식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한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서는 앞으로 하고 싶은 게 있을까요?
사진 작업을 할 때 제가 자주 떠올렸던 개념이 ‘푼크툼(punctum)’이라는 단어예요. 라틴어로 ‘찌름’을 뜻하는데, 어떤 이미지를 봤을 때 나에게만 특별하게 와닿는 감각, 마치 송곳처럼 마음을 콕 찌르는 느낌을 가리켜요. 다른 요소들은 아무 느낌이 없는데 어떤 한 지점이 유독 강렬하게 다가오는 그런 경험이요. 저는 이런 감각이 낯선 것에서 온다고 생각해요. 익숙하지만 동시에 낯선 것, 그 경계에서 푼크툼이 생기는 것 같아요. 음식에 비유해 보면, 평소에 익숙한 음식인데도 어떤 한 요소가 새로운 감각을 불러일으키는 순간이 있잖아요. 그런 느낌과 비슷해요. 그런 경험이 나에게 맞아떨어질 때가 있잖아요. 푼크툼처럼 딱 꽂히는 순간 말이에요. 저는 이 공간에 오시는 분들이 그런 감각을 느껴보길 바라요.
‘아, 이런 재료로 이런 음식을 만들 수도 있구나’라는 감각, 또는 ‘나는 늘 익숙한 것만 골랐는데 이런 새로운 것이 내게 이렇게 다가오네?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라는 마음이 생기는 경험이요. 모든 요리가 그런 감정을 줄 수는 없겠지만, 그중 단 하나라도 마음에 남는 순간이 있었다면 좋겠어요.
📎 인터뷰 후기
스틸,그린을 찾은 날은 뜨거운 햇살이 쏟아지던 8월 초였다. 붉은벽돌 외벽에 선명하게 그려진 초록빛 간판 ‘STILL,GREEN’이 시선을 사로잡았고, 출입구 옆 작은 텃밭에는 싱그러운 초록 식물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예약 시간에 맞춰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젊은 여성 여행객들과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이 채식을 즐기고 있었다. 홀에 자리를 잡고 창밖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채식 반상을 기다리는 동안, 마치 짧은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특히, 스틸,그린에서 맛봤던 애호박 교자 만두는 일상에서 익숙하게 먹던 고기만두와 다른 식감임에도 맛있어서 기억에 남았다.

📌임주현 스틸,그린 대표의 이야기를 더 읽고 싶다면?
인터뷰집 『문화가 된 직업, 강릉에서 나다운 길을 걷는 사람들』에서 스틸,그린의 성장 스토리를 확인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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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강릉의 독립서점 강다방 이야기공장, 아물다, 시골책방 자몽, 윤슬서림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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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일)~9/7(월) 1박2일 미식 여행
[편집자 주] 채식을 둘러싼 편견은 대부분 경험해 보기 전의 상상에서 비롯된다. 맛이 없을 것 같거나 배가 부르지 않을 것 같은 선입견이 먼저 앞서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 선입견은 실제 맛을 경험하는 순간 금세 무너져 내린다. 제철 식재료의 다양성을 다시 발견하게 해주고, 일상의 식탁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게 만들어 준다. 스틸,그린은 그 경험을 열어주는 출발점이었다.
스틸,그린 공간에서 임주현 대표를 만났다. 책 『문화가 된 직업, 강릉에서 나다운 길을 걷는 사람들』 인터뷰로 기록한 스틸,그린이 지키고 싶은 가치, 임주현이 요리를 바라보는 시선을 나눈다.
"저는 원래 표현하는 작업에 대해 흥미가 많아요. 사진도 그렇고요.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이나 남들이 발견하지 못한 부분을 표현하는 활동을 좋아했었어요. 예술 분야가 다 그렇잖아요. 그런데 삶의 전환점을 계기로 먹거리를 바라보는 방식과 태도가 바뀌니까, 그 변화가 요리로 표현될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요리로 표현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스틸,그린에서 요리하는 기준
임주현 대표에게 중요한 요리 기준은 몸에 불필요한 화학적 요소는 가능한 한 배제하는 것이다. 특히, 경계하는 것은 식품첨가물과 유전자 조작 식품이다. 생협에서 식생활 교육 강사를 오래 하며 인공 감미료, 착색제, 화학조미료 같은 식품첨가물을 이해하고 배웠다. 그리고 제철에 나오는 식재료를 가지고 요리한다. 요리 레시피는 즉흥적이고 창의적이다.
스틸,그린에서 주로 어떤 식재료 사용하는지요?
제가 고르는 것들은 되도록 유기적인 방법을 따르는 거예요. 비료를 쓰기보다 유기질의 퇴비를 충분히 후숙해 사용하고, 같은 작물을 같은 땅에 계속 심지 않고 돌아가면서 연작해서 키운 작물을 사용해요. 씨앗도 일반적으로 플라스틱 팩에 담긴 모종을 심는데, 제가 직접 기른 작물에서 씨앗을 받아 이어가는 방식으로 지속 가능한 농사에 더 다가가려 노력하고 있어요.
강릉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농사 짓는 농부님을 세 분 알고 있는데, 그중 한 분께는 직접 농사를 배우고 있어요. 강릉에 온 지 3년 되었는데, 그 선생님을 만난 지는 2년 정도 됐거든요. 서로 바빠 자주 보진 못하지만, 지금도 많이 배우고 있어요. 또 다른 농부님도 친환경 농사에 관심이 많아서, 그분 밭의 작물이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직접 보고 확인할 수 있는 작물을 1순위로 하고 있어요.
스틸,그린이 지키고자 하는 것들을 요리라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거잖아요. 스틸그린 공간을 통해 보여주고 싶거나, 지향하는 식문화가 있을까요?
스틸,그린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어떻게 자랐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작물로 저만의 방식으로 요리한 식사와 식료품을 만드는 거예요. 여기에 제가 조금 더 지향하는 건, 이런 경험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나는 거예요.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 있게 하는 활동을 해보고 싶어요. 예를 들면, 지역의 아이들과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농장에 가서 작물이 자라는 모습을 직접 보거나, 수확한 작물을 가지고 와서 이 공간에서 상토흙을 활용하여 놀이처럼 체험을 해보는 것도 좋겠죠. 혹은 그 작물이 어떻게 길러졌고, 어떻게 요리되었는지 사진과 이야기로 담은 감성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게 하고 싶어요. 다만, 이런 내용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조금 벽을 느끼고 있어요.
어떤 부분에서요?
이 공간 자체도 더 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열린 공간으로 만들고 싶지만, 초기 모습 그대로 공방이나 제 개인 작업실처럼 사용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한계를 느끼고 있어요. 조금 더 사람들이랑 다양한 접점을 많이 만들고, 제가 가진 대안적인 부분에 대해 많이 나눌 수 있는 것들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인식이 있어요. 이걸 어떻게 풀면 좋을지 항상 그 고민이 있지만요. 그래서 혼자 하기 어렵다면, 비슷한 가치들을 지향하고 있는 다른 단체나 대표님들과 함께 협업해서 얘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죠. 사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과 소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지향점도 있어요. 어떻게 풀 수 있는지에 대한 숙제가 저한테 있는 거죠.
일상에서 음식을 먹는 경험이 획일적일 때도 있잖아요. 스틸,그린 공간이 낯설지만 새로운 식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한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서는 앞으로 하고 싶은 게 있을까요?
사진 작업을 할 때 제가 자주 떠올렸던 개념이 ‘푼크툼(punctum)’이라는 단어예요. 라틴어로 ‘찌름’을 뜻하는데, 어떤 이미지를 봤을 때 나에게만 특별하게 와닿는 감각, 마치 송곳처럼 마음을 콕 찌르는 느낌을 가리켜요. 다른 요소들은 아무 느낌이 없는데 어떤 한 지점이 유독 강렬하게 다가오는 그런 경험이요. 저는 이런 감각이 낯선 것에서 온다고 생각해요. 익숙하지만 동시에 낯선 것, 그 경계에서 푼크툼이 생기는 것 같아요. 음식에 비유해 보면, 평소에 익숙한 음식인데도 어떤 한 요소가 새로운 감각을 불러일으키는 순간이 있잖아요. 그런 느낌과 비슷해요. 그런 경험이 나에게 맞아떨어질 때가 있잖아요. 푼크툼처럼 딱 꽂히는 순간 말이에요. 저는 이 공간에 오시는 분들이 그런 감각을 느껴보길 바라요.
‘아, 이런 재료로 이런 음식을 만들 수도 있구나’라는 감각, 또는 ‘나는 늘 익숙한 것만 골랐는데 이런 새로운 것이 내게 이렇게 다가오네?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라는 마음이 생기는 경험이요. 모든 요리가 그런 감정을 줄 수는 없겠지만, 그중 단 하나라도 마음에 남는 순간이 있었다면 좋겠어요.
📎 인터뷰 후기
스틸,그린을 찾은 날은 뜨거운 햇살이 쏟아지던 8월 초였다. 붉은벽돌 외벽에 선명하게 그려진 초록빛 간판 ‘STILL,GREEN’이 시선을 사로잡았고, 출입구 옆 작은 텃밭에는 싱그러운 초록 식물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예약 시간에 맞춰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젊은 여성 여행객들과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이 채식을 즐기고 있었다. 홀에 자리를 잡고 창밖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채식 반상을 기다리는 동안, 마치 짧은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특히, 스틸,그린에서 맛봤던 애호박 교자 만두는 일상에서 익숙하게 먹던 고기만두와 다른 식감임에도 맛있어서 기억에 남았다.
📌임주현 스틸,그린 대표의 이야기를 더 읽고 싶다면?
인터뷰집 『문화가 된 직업, 강릉에서 나다운 길을 걷는 사람들』에서 스틸,그린의 성장 스토리를 확인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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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강릉의 독립서점 강다방 이야기공장, 아물다, 시골책방 자몽, 윤슬서림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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